
실제 노동 불평등에 뿌리를 둔 시의적절하고 사회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에 대해 조용히 반항적인 제목에 매료되었다. 이태겸 감독이 연출하고 유다인, 오정세 감독이 연출한 이 2021년 독립 한국 영화는 흔히 볼 수 있는 노동력 이탈이라는 감정적 고통을 탐구한다. 화려하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지만 강렬하다. 천천히 스며들어 지속적인 인상을 남기는 힘의 종류이다. 제 입장에서는 흥행 기록을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특히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감정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에게 더 널리 공감할 수 있는 몇 가지 핵심 요소를 가지고 있다.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하이콘셉트 장르 작품이 주를 이루는 풍경 속에서 조용히 지워지지 않는 여성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도..

정치 풍자와 스포츠 드라마의 만남김현석 감독이 연출하고 임창정, 엄지원 주연의 스카우트는 198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야구와 정치, 씁쓸한 로맨스가 어우러진 보기 드문 조합이다. 하지만 독특하고 감성적인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개봉 당시 스카우트는 흥행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죠. 제 관점에서는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몇 가지 매력적인 요소가 있었다. 스카우트의 눈에 띄게 된 이유와 모든 것이 슬리핑 히트를 기록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스카우트의 가장 매력적인 측면 중 하나는 장르 융합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야구 스카우트를 중심으로 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스포츠 드라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상이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광주 항쟁 시기인 1980..

코미디 장인의 귀환이덕희 감독이 로마의 휴일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다. ‘로마의 휴일’ 하면 대부분 오드리 헵번 주연의 1953년 할리우드 고전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리메이크가 아닌, 완전히 새롭게 창작된 작품이다. 게다가 주연 배우가 임창정과 공형진이라니 두 배우 모두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베테랑이다. 그 순간 저는 이 작품이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마음을 은근히 사로잡는 웰메이드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언제나 코미디, 감동 그리고 약간의 혼란이 절묘하게 어우러질 때 진가를 발휘해 왔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상황(혹은 우스꽝스러운 사고)에 휘말리는 설정은 공감을 사기 딱 좋은 포맷이다. 로마의 휴일은 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예술도 아니고, 액션..

혹독한 공간 속 한소희의 연기 변신윤수익 감독이 연출하고, 한소희와 한해인이 주연을 맡은 폭설은 직감적으로 이 작품, 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배우인 한소희의 출연만으로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지만, 그보다 제 시선을 사로잡은 건 ‘폭설’이라는 제목이 풍기는 무드, 정서적으로 섬세한 연출로 알려진 감독의 행보, 그리고 심리적인 깊이를 담은 분위기 있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었어요. 늘 개인의 내면 이야기를 사회적 혹은 자연적 혼란이라는 배경 위에 녹여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왔다. 폭설에서도 눈보라라는 실제 자연재해가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상징적으로 투영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화려한 장면이나 자극적인 홍보 없이도, 배우의 연기력과 분위기, 그리고 정적인 긴..

장르를 뒤집는 한채영의 컴백악의 도시라를 접했을 때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현우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늘 우아하고 로맨틱한 이미지로 잘 알려진 한채영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제목만 봐도 느껴지는 어두움, 그리고 기존 이미지와 다른 배우의 선택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작품의 기획 의도와 설정을 더 깊이 들여다보니, 악의 도시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었다. 이 작품은 사회 비판적 메시지, 액션, 고전적 복수극의 정서를 섞어낸 스타일리시한 서사로, 시대성과 향수를 동시에 담아낸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평면적인 스릴러와는 다른 차원의 매력을 지니고 있어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채영은 그동안..

우흥행력을 입증한 드림팀의 조합감독부터 배우까지 작품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확실한 매력을 가진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민호 감독은 단순한 연출자를 넘어,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내부자들,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까지, 그는 정치와 대중성을 접목하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이름만으로도 작품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빈. 사랑의 불시착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데 이어 공조 2로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며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믿음직한 흥행 보증 수표가 되었다. 반면 박정민은 작품 속 인물에 완전히 녹아드는 몰입형 배우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의 강렬함부터 그것만이 내 세상의 섬세함까지, 그는 어떤 캐릭터든 진정성 있게 풀어낸다. 이 둘이 만나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