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을 직격 하는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모홍진 감독의 이공삼칠을 보기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저는 감정적으로 무거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깊고,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울림을 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화려한 시각효과와 장르 혼합들로 넘쳐나는 시대에, 이공삼칠은 정면으로 반대의 길을 선택한다. 소박하고, 가슴 아프며, 진실된 인간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그려내죠. 그리고 그 점이야말로 이 영화의 흥행 가능성이 숨어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공삼칠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교도소 드라마이자 성장 이야기이며, 동시에 강한 페미니즘적 서사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생존’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정적, 심리적, 사회적 생존에 대해 말이..

고립된 사회 속, 누구나 닮은 인물들별 볼일 없는 인생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화려한 영상미나 세계 영화제를 휩쓸만한 작품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제목부터가 차분하고 자기 비하적인 느낌까지 풍기는데, 오히려 그 점이 제 호기심을 자극했죠. 마치 “나는 별 거 없어, 그냥 한번 조용히 보고 가”라고 속삭이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담백함이 저를 끌어당겼다. 서동헌 감독이 연출하고 정가은, 곽필제가 주연한 이 독립된 삶의 사소한 틈과 우리가 애써 외면하던 무게를 은근히 짚어내는 섬세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계는 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스릴러나 눈물을 쏟게 하는 멜로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은데, 별 볼일 없는 인생은 그 사이 틈새를 파고든다.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품은 대작들과의 경쟁에서 다소 ..

마동석의 흥행 보증 수표 같은 존재감2018년 원더풀 고스트가 처음 개봉했을 때, 솔직히 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포스터를 보니 '초자연적인 버디 코미디'라는 익숙한 구도였고, 이런 장르는 이미 지겹도록 많이 봐온 터라 그저 그런 거겠거니 했다. 그런데도 보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마동석 때문이었다. 그는 투박한 외모 뒤에 감정을 감추고 있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하는 배우이고, 이번엔 김영광과 함께 한다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조원희 감독의 연출로 탄생한 원더풀 고스트는 사람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냉소적인 유도관 관장 장수가 어느 날 갑자기 의욕 넘치는 경찰 태진의 유령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사건을 추적해 나가며 서로의 삶에 영향을..